발언/연구

백의종군

발언
작성자
공회원
작성일
2024.05.30

1. 자기를 부인하라는 말씀

마16:24,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예수님께서 따르는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주님을 따라서 주님에게 배워서 주님 같은 사람이 되려면 그 첫째 조건이 ‘자기를 부인하라’는 것입니다. 자기를 꺾어라, 자기를 죽이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첫 조건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자기라는 것은 자기 주관, 자율을 말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자기의 ‘자유’를 말합니다. 사람에게 있는 자유는 하나님께서 사람에게만 주신 가장 존귀한 속성입니다. 사람에게서 자유를 빼 버리면 종이 되는데 종은 곧 도구와 같습니다. 자유 없는 사람은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것이 됩니다. 따라서 자기를 부인하라는 말은 자유를 내놓으라는 말과 같습니다. ‘자유’가 없으면 ‘자기’가 없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유는 말 그대로 ‘자유’입니다. 마음대로 하는 것이 자유입니다. 사람은 피조물이므로 자유를 받았지만, 이 역시 말 그대로 ‘받은’ 것입니다. 자존자가 아닌 이상, 창조주가 아닌 이상 받을 수밖에 없고, 받은 모든 것은 다 제재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제재받는 것은 제한을 받고 간섭을 받으며 최종적으로는 심판을 받는 것입니다. 자유는 ‘주인’과 ‘왕’만이 할 수 있는 것인데, 진정한 주인과 왕은 하나님뿐이시고, 따라서 진정한 자유는 하나님만 가질 수 있고 하실 수 있습니다.

자기를 부인하라는 말은 자유를 내놓으라는 말이고 이는 곧 주인으로 살지 말라, 왕으로 살지 말라, 하나님 아닌 자가 하나님으로 살지 말라는 말입니다. 사람은 피조물이지 주인이 아니며 왕도 아니고 하나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사람의 위치이고, 사람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자기 위치를 알고 지킬 때 의미도 가치도 쓸모도 있게 되는 것이니 자기를 부인하라는 말씀은 이렇게 귀한 사람이 되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귀신이 들어가면 모든 것을 정반대로 보게 됩니다. 에덴동산 선악과가 귀신에게 씐 하와의 눈에 그렇게 보기에 아름답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게 보인 이유입니다. 자기를 부인하는 것은 자기를 가장 존귀하게 만드는 길인데, 귀신이 들어가면 이 말씀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됩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지 못하고, 자유를 내놓지 못하고 자유롭게 살려고 합니다. 주인이 되고 왕이 되고 나아가 하나님이 되려고 하는 것이 천하 모든 인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자기를 지옥까지 끌어내리는 원수인 줄도 모르고.

 


2. 백의종군

백의종군(白衣從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흰옷을 입고 전쟁에 나선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옛날은 직급에 따라 옷 색깔이 달라지고 계급장이 붙는데 백의는 옷 색깔도 계급장도 없으니 아무런 직책도 없는 말단 졸병이라는 말이고, 그 위치에서 전쟁에 나가서 싸우라는 뜻입니다. 싸우다가 죽으면 그만이고 공을 세우면 희망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주로 높은 계급을 가진 사람이 실수하거나 큰 죄를 지었을 때 내리는 처벌인데, 보통 사람으로는 차라리 죽었으면 죽었지 못 할 일이고, 자존심, 위신, 안면, 체면을 다 내려놓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 모든 것을 다 넘어서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백의종군이라는 말이 나오면 일반적으로 임진왜란 이순신 장군을 생각합니다. 정사인지 야사인지 알 수 없으나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구국의 영웅이지만 선조라는 못난 왕의 시기로 벼슬을 다 빼앗기고 모진 고문을 받고 백의종군했다고 합니다. 선조가 한 짓을 보면 실제 그렇게 했을 것 같습니다. 임금보다 더 존경받는 신하를 두고 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울도 그랬습니다. ‘사울의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이 말 한 마디에 사울은 정신이 나가버렸고, 사위이면서 최고의 충신인 다윗을 평생의 원수로 삼아 죽이려고 했습니다.

임금에게 뛰어난 신하가 있으면 임금의 소중한 자산이며 영광이며 권위가 되는 것이고, 스승보다 나은 제자가 나오면 스승으로서는 참 기쁘고 보람 있는 일이며, 선배에게 배워 선배보다 나은 후배가 나오면 선배의 기쁨이고 보람인데, 조금만 넓게 생각하면 두루 좋은 일인데 이것을 두고 보지 못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고 초월하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고 이것 하나로 모든 것을 다 판단할 수는 없지만, 신앙 세계에서 이 정도를 초월하지 못하면 하나님을 닮아가는 성화의 구원 세계는 아득히 멀다 할 것입니다.

 


3. 직분을 남발하는 교회들, 그 원인은

교회마다 직분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교회를 조금 다니면 웬만하면 집사를 줍니다. 조금만 열심이 있으면 권사로 세우고, 집사 권사보다는 좀 조심하는 편이지만 돈이 좀 있다 싶으면 장로로 세웁니다. 교회의 살림꾼이 집사이고, 신앙의 어머니가 권사이며, 양무리의 본이 되어야 하는 장로이니 직분이 올라갈수록 십자가의 무게도 무거워지는 것인데, 교인들을 붙들기 위해서 목사들이 직분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참된 목사는 교인을 살려 구원하기 위해서, 그러려면 교인을 붙들어야 하니, 삯꾼 목자들은 밥통 때문에라도 교인들을 붙들고 모아야 하니, 이래저래 교인들 눈치를 보면서 교인을 붙들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직분을 남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목회자 책임이지만 교인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나라를 거덜 내는 정치가들이 표를 얻기 위해서 공짜 돈을 마구 뿌려대는데 그런 정치가들을 뽑아 세우는 것이 국민이니 나라가 망하는 것은 결국 어리석은 국민들의 자업자득이 될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신앙의 기본자세는 백의종군

교회는 십자가를 지고 가신 주님이 피로 시작된 것이고, 그 피의 은혜를 받은 참된 종들의 피로 세우고 성장하는 곳입니다. 피 없이 교회가 설 수 없고, 피 없이 교회가 유지될 수 없으며, 피 없이 교회가 성장할 수 없습니다. 이 피는 십자가의 희생이니 평소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름도 없고 빛도 없이, 말하자면 백의종군의 자세로 옷 색깔도 없고 계급장도 없이 무명의 용사로, ‘나는 독립으로, 무언의 용사로, 주님만 모시고, 어디까지든지’ 가는 것이 신앙의 기본자세인데,

오늘의 교회는 목회자부터 교권을 찾고 권위를 찾고 대우를 찾으니, 거기 따라서 교인들도 목사가 알아주고 교회가 알아주면서 대우를 해 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교회를 떠나서 이리저리 떠돌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직분을 맡겼다가 구원에 필요한 여러 이유와 목적과 사정 때문에 직분을 바꾸거나 거두면 바로 시험에 들어서 신앙이 가라앉고 심하면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불신자도 백의종군이라는 것을 아는데, 하나님을 믿는, 주님의 피로 구속받은 성도라는 이름을 가진 교인이 백의종군의 자세는커녕 위신과 체면을 세워주기를 바라고 자기를 알아주고 대우해 주기를 바라고 그것 때문에 신앙생활을 한다면 이는 신앙도 아닐뿐더러 모든 것을 다 바쳐 구원하신 주님 앞에 너무도 죄송한 일일 것입니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펄펄 뛰겠지만 공회를 이탈한 목회자들도 바로 이 면이 가장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지금도 돌아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짐작해 봅니다. 목회자도 교인도 백의종군의 마음가짐과 자세만 가진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 되지 않을까? 그곳이 천국일 것이고, 천국이 그런 곳일 것입니다.

전체 0

전체 259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4453
비율
14453 | 회원1 | 2024.06.09
회원1 2024.06.09 0 96
14442
신앙생활의 몇 가지 비유
14442 | 공회원 | 2024.06.04
공회원 2024.06.04 0 115
14386
백의종군
14386 | 공회원 | 2024.05.30
공회원 2024.05.30 0 133
14362
지방교회의 탁월성과 안타까움
14362 | 신학 | 2024.05.27
신학 2024.05.27 0 143
14360
UP 사도신경 연구 (1)
14360 | 공회원 3 | 2024.05.26
공회원 3 2024.05.26 0 144
14327
우리시대의 모습: 책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 (2)
14327 | 신학 | 2024.05.17
신학 2024.05.17 0 213
14319
형제를 사랑하여 천국 가겠다는 설교.. (22)
14319 | 연구 | 2024.05.15
연구 2024.05.15 0 508
14316
교통과 합력. (3)
14316 | 교인 | 2024.05.14
교인 2024.05.14 0 277
14308
참 목화자가
14308 | 교회 | 2024.05.12
교회 2024.05.12 0 175
14262
세상 복과 하늘 복
14262 | 공회원 | 2024.04.28
공회원 2024.04.28 0 119
14281
세상 복의 위험성
14281 | 공회원 | 2024.05.02
공회원 2024.05.02 0 163
14250
아간의 죄
14250 | 공회원 | 2024.04.24
공회원 2024.04.24 0 127
14229
겸손과 교만
14229 | 대동 | 2024.04.19
대동 2024.04.19 0 147
14213
정 때문에 사탄이 된 베드로
14213 | 공회원 | 2024.04.17
공회원 2024.04.17 0 153
14197
세상이 교회를 이기면
14197 | 공회원 | 2024.04.13
공회원 2024.04.13 0 274
14158
정통기독교 -일반교계의 삼분설 신앙 (5)
14158 | 신학 | 2024.04.04
신학 2024.04.04 0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