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연구

설교자가 하기 쉬운 착각

발언
작성자
공회원
작성일
2023.09.24

설교자가 하기 쉬운 착각


백 목사님 생전 공회 목회자들은 백 목사님 설교를 원고로 삼아 설교했습니다. 예외는 없었고 그것이 무언중에 하나의 설교 법칙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70년대까지는 ‘어, 아, 에~’라는 표현까지 필기를 했고 설교도 그렇게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설교록도 그렇게 만들어야 되는 줄 알고 그렇게 만들었다가 목사님께서 실패한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그 실패작을 편집실에 오래도록 보관해 두었었습니다.

대부분의 교역자들이 백 목사님 설교를 원고로 설교하는데, 언제부터인지 시점은 모르지만 서영준 목사님에게는 알아서 설교하라고 하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1982년도 백 목사님께서 심하게 편찮으셔서 서영준 목사님이 6개월을 서부교회 강단을 맡았었고, 백 목사님께서 오전 설교하신 후 오후에 서 목사님이 설교하시면 원고가 없지는 않겠지만 거의 보지 않는데도 오전 백 목사님 설교가 거의 그대로 나왔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백 목사님 설교를 원고로 삼아서 설교하는 공회 대부분의 교역자들이 그럴 것이라고 짐작이 되는, 설교자의 아주 하기 쉬운 착각 중에 하나가 백 목사님 설교를 원고로 삼아서 하다가 설교록에 나오지 않는, 백 목사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은 것을 깨닫고 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설교를 하다 보면 이런 것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런 것은 점점 많아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경우 대부분은 ‘이 말씀은 설교록에 나오지 않습니다.’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고,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고 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자기가 혼자 완전히 새로운 깨달음을 가진 것처럼 착각하는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자기가 새로 깨달았다고 알고 있는 것 중에는 과거 배운 것이 그때 가서 새롭게 나온 것이 많고, 새로운 깨달음이라 해도 그 원본 바탕이 설교록이기 때문에 결국 백 목사님께 배운 것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인데, 마치 백 목사님 없이 혼자 스스로 깨달은 것처럼 착각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 종류는, 설교록을 바탕으로 설교하지만 백 목사님께 직접 배우지 않은 것을 깨달았으니 그것은 자기 혼자 깨달은 것으로 착각하고 교만해지는 경우입니다. 이것이 점점 심화되면 자기도 모르게 백 목사님에 대한 특별한 존경심이 약화되게 됩니다. 많은 교역자들이, 아마 거의 모든 교역자들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그런 새로운 깨달음을 가져도 아주 드물게 그 모든 깨달음이 전부 스승에게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깨달음까지도 스승의 것이라고 알고 모든 감사와 영광을 스승에게 돌리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할 정도입니다. 성경의 여호수아가 그랬고 엘리사가 그랬습니다.

 

2018년부터 설교 집회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5년간 10회의 집회 설교가 있었습니다. 성경 해석의 방법부터 성경의 해석까지 완전히 새롭게 배우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집회 끝나면 집회 말씀을 재독도 하고, 그 말씀을 바탕으로 설교를 많이 합니다. 그러면, 설교록을 바탕으로 설교하다가 새로운 깨달음이 나오는 것처럼, 현재 집회 말씀을 바탕으로 설교하다 보면 역시 집회 때 배우지 않은 새로운 깨달음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되는 것이 배우며 자라가는 정상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이럴 때 자칫하면 자기도 모르게, 본의 아니게, 무의식중에 마치 자기 혼자 완전히 새롭게 깨달은 것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이 본의 아니게, 무의식중에 나오는 착각이 심해지면 그때부터 새롭게 자라는 것이 없게 되고, 그러면 결국은 교만해서 넘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별사람이 없고, 따라서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네가 뉘게서 배운 것을 알며’(딤후3:14). 자기가 배운 근본을 모르면 자기 뿌리를 모르는 것이고, 모르면 자기도 모르게 멀어지며 끊어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가면 함처럼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알면 대비할 수 있습니다. 모르면 그냥 당하는 것입니다. ‘자기도 모르게’라는 말, ‘무의식중에’라는 말, ‘본의 아니게’라는 이 말이 무서운 말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해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끝까지 모르면 아주 탈선하게 됩니다. 이단으로 빠지게 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알면 바로 잡을 수 있고 탈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설교자가 자기도 모르게 하기 쉬운 착각, 깊이 생각하고 주의할 일입니다.

전체 1

  • 2023-09-24 09:10
    베사살 왕때의 다니엘과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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