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구남단2

신앙에는 설날과 추석이 없습니다.

구남단2
작성자
서기
작성일
2005.09.15
세상 명절의 대표적인 이름이 설날과 추석날입니다.
세상이 기쁘고 즐거운 날이면 대개 신앙은 슬픔과 불안의 날입니다.
신앙이 기쁘고 즐겁다 하면 세상은 괘씸하고 분하게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신앙이 건전하게 바로 나가면 세상은 세 가지 자세를 가지고 대합니다.
하나는 환란과 핍박입니다.
세상이 신앙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힘을 가졌을 때는 여지없이 그렇게 됩니다.
하나는 견제와 비판입니다.
세상이 신앙을 무력으로 진압할 수 없을 때 그들과 본질이 다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비율로 따진다면 교회 역사 거의 대부분이 이런 상황입니다.
하나는 우호와 지원입니다.
신앙이 정말 신앙으로 지켜 나가는데 특이하게도 세상이 이를 이해할 때가 있습니다. 주로 하나님께서 신앙을 격려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경우인데, 이는 천국의 복을 미리 세상에서 사용하는 것이어서 실제 신앙에게는 손해가 많습니다.

세상이 신앙을 향하여 3가지 태도를 뒤섞으며 역사가 흘러갑니다.
이 과정에서 교회는 세상의 일번 자세에 대하여서는 외부 크기는 줄어들지만 내부 힘은 폭발적으로 강하게 일어납니다. 교회의 모든 중요한 발전 역사는 세상의 첫째 자세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린 신앙은 환란이라 하고 장성한 신앙은 호기라고 일컫습니다.
세상이 교회를 대하는 두번째 자세에서는 교회의 모습이 가장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환란 때를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는 곳도 있으니 이런 신앙들은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게 됩니다.
세상의 견제와 비판에 무감각하여 평안한 때라고 안주하는 신앙도 있으니 이런 신앙은 때를 아지 못하고 속화의 길을 걷게 됩니다.
세상의 본심이 두려워 세상에게 미리 굽히고 세상을 닮아버림으로 세상의 눈총을 피하려 하는 신앙도 있으니 이는 환란이 오기 전에 미리 항복하는 경우입니다. 교회 타락의 주도하는 핵심 그룹들입니다.


신앙에는 설날과 추석이 없습니다.
세상이 자기 명절이라고 기쁘하는데 그 날을 같이 기쁘하고 즐긴다면
세상이 무엇인지 신앙이 무엇인지 아직도 똥오줌을 못가리는 철없는 신앙이거나
아니면 신앙을 향한 세상의 자세에 기가 꺾여 미리 신앙을 포기하는 이들입니다.

이 노선은 과거 건전했던 신앙 조상들의 신앙생명력을 잘 이어받았기 때문에
이 노선 출발 초기인 70여년 전부터 설날과 추석이 없었습니다.
날 중에 귀한 날, 날 중에 기쁜 날은 주일이었고
시간 중에 귀한 시간, 시간 중에 기쁜 시간은 오직 예배시간이었습니다.

평소 주신 현실에 충성하고 그 현실 속에서 말씀대로 살려고 하니
참 신앙의 사람이라면 안 믿는 사람보다 몇 배나 바쁘게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다 설날과 추석날을 만나면
그들과 본질 본능 취향이 다르므로 그들처럼 그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도 그렇고
자연스럽게 그날들은 성경을 보거나 기도를 하게 되는데
집에서 성경을 보려면 주변 친지 이웃 가족들이 그냥 두지를 않고
또 한바탕 마찰이 예견됩니다.

그래서 미리 인사를 해놓고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교회 급한 일이 있다며... 또는 교회에 내가 맡은 무슨 일이 있다며....
얼버무리고 아침 일찍 먹은 다음 집회장소나 기도실로 도망을 가버립니다.
마24:16에서 말세 환란의 하나님의 백성들이 마치 산으로 달음질 치듯이.



오늘 문득 이 홈의 방문 통계를 자세하게 살필 일이 있었습니다.
집회나 주일날 방문 숫자가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그런데 추석과 설날이 되면 확실하게 방문숫자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곳 이용하시는 분들이 추석과 설날이 되면 모두들 산에 기도하러 가셨을까?
현재 이 홈을 이용하는 분들이 이 노선 외부인이셨던 경우가 대부분이니
지금까지 형성된 주변관계와 자기 신앙처신에 의하여
세상 명절에서 아직 자유를 찾지 못하고 계셔서 그런가?

신앙이 어리면 자기 어린 신앙 차원에서 나름대로 노력하면 됩니다.
또 안 믿는 가족들과 필요없는 마찰을 줄이고 오히려 전도의 기회로 삼는가?
그렇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혹시 자기만 마음을 먹으면 아무 무리없이 세상명절을 신앙에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분들이, 세상 분위기에 취하여 함께 취하는 분들도 계실까? 없지는 않으실 듯 합니다. 만일 그렇다면 이것이 바로 술취하지 말라 하신 말씀을 어기는 죄가 됩니다.


별 생각없이 지금까지 세상 명절을 지내오신 분이 계신다면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신앙의 긴장감을 새롭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을 모신 우리는 세상 흑암의 두려움 때문에 늘 긴장하며 칼을 차고
솔로몬의 연을 호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한 악3:8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백목사님 생전 1989년까지의 부산서부교회는
설날이나 추석이 되면 아침 일찍 교회에 모여 온 교인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교회 기도산으로 종일 기도를 위해 떠납니다.

지금도 그때 신앙 분위기와 긴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분들이 계신다고 듣고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그렇게 하지는 못할망정 그렇게 하는 분들을 부러워하고 박수를 칠 때
앞서 가는 그들의 상급에 우리도 동참하게 됩니다.

이 글을 적는 저도 1989년까지는 서부교회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나 시골에서 목회를 시작한 1990년부터 교회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골이어서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소풍날을 기다리는 초등학교 1학년들처럼 온 마을의 분위기가 바뀝니다. 교인들도 그렇습니다. 연세 많은 분들이 대부분이므로 객지에 떠나 있던 자녀들이 전부 돌아옵니다. 다른 곳에서 다른 신앙노선의 신앙생활을 하던 분들이 이 노선의 예배와 말씀을 한번이라도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속으로는 이런 기회로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교인들은 명절이 명절입니다.
교회 내의 전체 분위기를 아직도 명절을 기도할 기회로 그렇게 바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 속으로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가지고 전쟁을 할 사안은 아니지만 조금만 더 때를 기다리면 설날과 추석날 온 교인이 기도를 가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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