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구남단2

한국 교회의 분열과 한국 민족의 분열 유전자

구남단2
작성자
서기
작성일
2010.09.01
세상 사람이 한국의 세상 사는 모습을 분석한 글입니다. 기독교는 천주교에서 개혁하고 나올 때부터 한 사람에 의한 무조건 모방을 반대했고 성령이 다른 사람에게 다른 인도를 할 수 있는 개별 신앙을 기본적으로 깨닫고 시작했으므로 여러 교파가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합니다. 세계 기독교사는 분열사라고 할 정도지만 한국 교회의 분열은 분열을 위한 분열이라고 말할 정도이고 그 분열은 교회가 분열하면 어디까지 어떻게 분열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백과사전이라 할 정도입니다. 이 노선의 교단 모습인 공회 역시 마찬 가지입니다. 다음 글을 통해 세상 어느 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분열 유전자를 한 번 들여다 봐야 할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다음 글에 담긴 소식은 25 년 전에도 흔하게 일어 났던 일들이어서 제게는 놀랄 일도 아니며 평소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다른 분야에서 적은 것이어서 이런 내용이 객관적이라고 강조하는 뜻으로 소개합니다.
---------------------------------------------------------------------------------








LA 두 한인회장과 100년 전 닭싸움

입력 : 2010.08.31. 양상훈 부국장





6월 30일 미국 LA에선 두 명의 한인회장이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두 사람은 한인회장 선거에 나섰으나 분란이 벌어져 결국 각각 취임식을 가졌다. 한인회는 둘로 갈라졌다. 두 취임식장은 길 하나 사이였다. 서로 LA의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상대를 제압하려고 총력전을 벌였다고 한다.

결국 LA 시장은 두 한인회장 취임식에 다 참석해야 했다. 그 광경을 본 사람은 "미국인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느냐는 표정인 듯했다"고 전했다. 이쪽 한인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인사한 다음에 길 하나를 건너 다른 한인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또 억지 덕담을 했을 LA 시장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생활에 바쁜 교민들에게 한인회는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모이기만 하면 너무도 분열하는 한국인들의 특성을 한인회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각지의 한인회 상당수가 이와 비슷한 내부 분열을 안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재외국민이 국내 선거에 투표하게 되면 이 분열은 더 심해질 것이다.

미국 교민들은 "다른 나라 출신들은 돈을 모아 더 중심가로, 더 큰 빌딩으로 진출하는데 한국인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 원인은 "다른 나라 출신들은 동업하면 성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인들은 동업하면 원수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이 갈라져 대립하는 일은 어느 나라에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유독 심하다고 느낀다.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는 LA 한인회 문제를 두고 우리 DNA에 분열 인자(因子)가 새겨져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면 비약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올해는 조선이 분열로 망한 지 100년 되는 해다. 그해 1910년에 일본의 한 만화가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닭들이 '여름 파리떼'처럼 서로 싸우고 있는 닭장으로 그렸다. 그 싸움이란 것은 나라가 가야 할 노선을 놓고 다툰 것이 아니라 전부 국내 권력을 놓고 물고 뜯은 것이다. 그 알량한 권력이란 것이 송두리째 없어질 판인데도 우리끼리, 가족끼리 분열해서 죽어라고 싸웠다.

그 후에도 이 무서운 '분열 속성'이 우리 피에 그대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일은 끊임없이 벌어졌다. 1951년 1월 4일 서울이 중공군의 손에 떨어졌다. 이번에는 중국에 의해 나라가 또 망할 그 위기의 순간에 우리는 부산에서 정치 파동을 벌였다. 한쪽은 대통령 더 하려고, 다른 쪽은 막으려고 개헌을 둘러싸고 치고받았다. 그러고도 망하지 않은 것은 순전히 미군이 만든 기적이었다.

적(敵) 앞에서 분열하는 우리의 '오랜 전통'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천안함 피격이 북한의 소행인 것을 믿지 않는다는 사람들은 김정일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의 상대편이 이 사건으로 득을 보는 것이 싫은 것이다. 국내 상대편의 주장이 옳은 것으로 입증되는 것이 싫은 것이다. 100년 전 조선 내부도 바로 이런 식으로 싸웠다.

천안함 침몰로 우리 군인 46명이 죽었는데 대북 결의안을 우리 국회가 다른 나라들 의회보다 늦게 채택했다. 그나마 4분의 1은 반대했다. 우리 내분은 이 지경이다. 어느 당이 '마지 못해' 낸 다른 결의안엔 북한의 책임을 묻는 어구가 단 하나도 없었다. 이 어이없는 결의안에 그 당의 장관 출신들이 동조했다. 어느 정권에서든 '장관'이라면 국정을 책임졌던 사람이다. 그 정도의 경험과 양식이라면 천안함 사건이 무엇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그 '결의안'에 손을 들고 나선다. 살아온 길까지 버리고 패싸움에 휩쓸려 들어 핏대를 세운다.

크게 보면 남·북도 중·일(中·日)이란 '역사적 적' 앞에서 분열해 있는 것이다. 어차피 한반도의 운명은 우리 손에 맡겨졌다. 100년 전에는 가진 것 하나 없이 분열해 싸웠다. 지금 우리는 가진 것은 적지 않지만 분열해 싸우는 것만은 여전하다. 이 분열 속성이 우리가 건너야 할 마지막 강(江)처럼 보인다. 가장 물살이 거세고 제일 깊은 강이다. 우리를 무서운 위험에 빠트리고 끝까지 괴롭힐 강이다. 그러나 통일과 선진국은 이 강 너머에 있다. 이 강만 건너면 더 이상 일본에 사과 따위를 요구할 이유도 없다.

LA의 두 한인회를 가른 길 하나도 그런 강일 것이다. 두 한인회 사이를 흐르는 강을 상상하면서, 100여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인은 자립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과연 자립하고 있는가. 미군 없이 우리끼리 단결해 나라를 지키고 통일할 수 있는가. 한인회장 취임식 두 곳에 가야 했던 LA 시장은 이 의문에 대해 그날 느낀 것이 있었을 것이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