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단에서

강행수 목사님

작성자
동료
작성일
2018.11.05
2년쯤 되었을까,
부산의 동대신 2동의 요양병원에 병문안 할 일이 있었다. 복도에서 강행수 목사님을 마주쳤다. 내게는 극진히 대하던 분인데 아주 할 말이 많은 듯, 그런데 불만이 쌓여 있는 듯, 그냥 절반 노려 보고 절반 불쌍히 보는 눈 빛으로 지나 가셨다. 나는 노려 볼 일은 없으나 불쌍히 보는 마음은 많았다. 그래도 연로하신 분이며 과거 함께 했던 추억이 좋았고 많았기 때문에 대충 넘어 갔다. 인생의 살아 온 이야기를 아마 내게 하듯 그렇게 자세히 한 적은 없을 듯하다. 그래서 그 분의 인생과 신앙의 내력을 남 달리 잘 아는 편이다.

백 목사님 장례 예배 때 나는 이진헌 목사님을 설교자로 그리고 강 목사님을 기도 순서로 정했다. 지금 생각해도 이 목사님의 명 설교와 강 목사님의 명 기도는 감사할 뿐이다. 그 분들이라야 그 자리를 그렇게 감당한다. 그 강 목사님께 백 목사님 전기와 관련 하여 혼자 덮어 둔 이야기를 다 해 주시도록 부탁을 했다. 그 부탁을 할 때는 서부교회가 2층과 4층으로 대립할 때이며 강 목사님은 양 쪽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계실 때다. 그런데 내가 백 목사님의 전기에 필요한 자료와 면담을 노력할 때 부산연구소 쪽에서는 부지런히 면담 일정을 훼방하고 있었다. 어디를 가도 거의 대구에서 전화가 왔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백 목사님 전기가 역사에 남길 의미가 크기 때문에 거절한 분은 거의 없었다. 강 목사님도 주변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며 부산연구소의 2층 소장실에서 면담을 해 주셨다.

조금만 '자연스럽게' 대화가 되는 분이었다면 백 목사님 사후에 서부교회의 후임자로 세울 분이었다. 약간만 조정이 되면 누구도 그 분을 흉내 내기 어려운 장점이 많다. 그 것이 안 되는 분이다. 그래서 끝까지 그 정도의 위치에서 살다 가셨다. 언제 언론의 광고에서 2% 부족이라는 말이 유행을 탄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훌륭하다 해도 10 ~ 20%가 부족하다. 그 분은 2%만 부족하다. 백 목사님 사후의 후임자는 목사님 해 놓은 것을 관리만 해도 된다. 그래도 생전에 해놓은 것이 더해 지면서 더 발전하게 된다. 모든 면으로. 그런데 곡괭이를 들고 모두들 파헤쳐 버렸다. 그래도 중소규모의 교회로 지금도 어느 정도 버티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1989년, 백 목사님의 장례 기간에 7남매 가족 중에 핵심 한두 분과 장례식 이후를 깊이 고민했다. 아무리 따져 봐도 후임은 없다. 이진헌 목사님이 최적의 인물이다. 그런데 이 분이 된다면 내가 오해를 받는다. 그렇게 되면 될 것도 아니 된다. 땅을 치고 후회 할 일이지만 주님이 주지 않으시면 할 수가 없다. 나는 지금 이진헌 목사님 뵙지 않은 지가 20년이 넘는다. 최근 총공회가 밑뿌리조차 흔들릴 일에도 이 목사님은 말 한 마디도 도울 수 없다 하신다. 이 것이 그 분과 나의 본질적 관계다. 그런데 겉으로는 친 아들보다 가까와 보였다. 이렇게 보였기 때문에 가족도 나도 이 목사님을 후임에 부탁할 수가 없었다. 백 목사님 사후가 무난히 행복해 지도록 예정이 되었다면 첫 후임 다음에 저절로 될 것이고, 서부교회를 절망의 바다에 맷돌짝 버리시듯 하시려면 이 목사님은 첫 후임에도 그리고 두 번째 후임에도 들어 가지 않을 것이고, 두 번째에도 들어 가지 않는다면 그 때는 나와 상관이 없는 분이 된다. 혹시 그 분과 망명 정부를 세울지는 몰라도.

바로 이런 고민을 할 때 참으로 아쉬운 인물이 강 목사님이었다. 2%만 아니면 가족도 나도 적극 추진하고 가장 무난하게 해결이 되었을 분이다. 10 ~ 20%가 부족한 인물들이 최고의 인물들이라 한다면 왜 2%만 아쉬운 분을 추진하지 않았을까? 그 2%가 그냥 2%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예측을 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신다. 세발 자전거는 핸들을 약간 틀어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고속버스가 주행 중에 약간 틀어 버리면 곤란하다. 차라리 걸어 가지. 참 존경스럽고, 닮고 싶었던 분. 그 분의 장점들은 내게 아쉬운 부분들이어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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