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단에서

오늘, 이 노선에서 본 우리의 신앙 현실

귀한 분의 유언적인 당부를 새기며

작성자
담당2
작성일
2023.11.19

오랜 세월 믿음으로 살며, 남다른 파란과 곡절을 겪으면서도 이 노선을 위해서 헌신하고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을 앞두고 있는 귀한 종을 만나 뵈었습니다. 가까운 관계인데도 그렇게 가까이서 뵌 것은 평생 처음이었습니다. 겉사람은 후패하나 속은 날로 새로워지고 있는 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이 노선, 귀한 진리의 이 노선을 자녀들과 자손들에게 이어 가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시면서 계속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마음에는 원인데 육신이 약하다 하시면서 공회를 인도하시는 종의 건강을 많이 걱정했습니다.


방문한 사람에게는 이렇게 권고했습니다. ‘교회는 그냥 서는 것이 아닙니다. 피와 땀이 들어가야 합니다. 충성해야 합니다. 교만하면 안 됩니다. 교만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아랫사람을 잘 보듬고 가야 합니다. 잘못하는 것이 있어도 보듬고 가도록 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충성할 것과 교만하지 말 것과 아랫사람들을 잘 포용하라는 세 가지였습니다. 유언적인 간곡한 당부에 꼭 명심하겠다고 진심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주남선 목사님은 임종 시에 백영희 목사님께 ‘건강 조심하시라’고 건강을 염려했다고 합니다. 백영희 목사님은 이영인 목사님께 역시 ‘건강을 조심하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지사로 충성한 종들이 지사로 충성하며 이어가는 종들에게 한결같이 건강을 당부하신 것입니다.

백 목사님 순교 하루 전에 마지막 전화를 받았습니다. ‘충성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씀만 기억납니다. 그 전화가 마지막이라는 것은 가신 다음에야 알았습니다. 그냥 그런 줄 알았습니다. 백 목사님이 얼마나 귀한 분이라는 것을 수없이 들었지만 젊은 시절 철이 없었고, 귀한 분이라는 말에 대한 실감은 거의 없었습니다. 막연하게 귀한 분이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분의 결혼 주례를 받으면서도 녹음할 생각도 못 했습니다. 주례하실 때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옆에서 보니까 결혼 주례 때 결혼하는 부부를 위해서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하시더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작 당사자는 느끼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홍순철, 전성수, 서영준 목사님 등 참으로 아끼던 제자들, 지사 충성한 종들을 일찍 보낸 아픔이 있으신 백 목사님은 남은 한 제자마저 혹시나 건강 때문에 문제가 될까 하여 건강을 조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분들에게는 그렇게 건강을 당부하셨는데, 백 목사님도 그러셨고 저를 만나는 분들은 저에 대해서 ‘충성’을 말씀하십니다. 게으르고 불충함을 하나님께서 그분들을 통해서 깨우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귀한 분이 방문한 사람을 귀하게 보셨다고 합니다. 귀한 사람이 아닌데 귀하게 봐주시니 감사하기보다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 다음으로 자신을 아는 사람은 자신입니다. 누구나 그럴 것입니다. 귀하다는 말과는 너무 거리가 먼 자신임을 알기에 늘 고민입니다. 밖에서 보면 귀하고, 자신을 아는 자신이 보면 평생의 걸음이 부끄러움뿐이니, 모든 것이 드러나는 하늘에서 그런 분을 만나면 어떻게 얼굴을 뵐까 걱정입니다.

‘평생에 행한 길 돌아보니 부끄럼뿐이라 황송하나 아버지 사랑이 나를 용납하시니 생명의 면류관 내 것일세’ 공회 찬송가 169장의 3절 가사인데, 장례식 때 가끔,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부르는 찬송입니다. ‘생명의 면류관 내 것일세’ 이 가사를 찬송할 때면 소망하면서도 너무 거리가 멀어서 그냥 탄식만 할 뿐입니다. 늦었지만 바로 살며 충성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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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9 20:05
    연구소의 공회 집회가 1993년부터 신풍교회 뒷산의 기도실에서 시작하고 1998년 8월부터 거창의 완대 초등학교, 현재 대구공회 기도원에서 이어 가다 아마 2001년에 개명 기도원으로 또 자리를 옮기며 광야의 이동처럼 다닐 때가 있었습니다. 이후 2002년에 현재 장소를 구입하고 오늘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1998년 이후 모든 기간을 통해 거창 지방에 부공3 우리의 연고가 없는데도 창동교회를 중심으로 거창 지방의 부산공회와 대구공회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내계 집회를 참석하게 될 때 항상 중심에서 수고했고, 2023년 8월 집회는 임종을 예상하면서도 매 시간을 끝까지 버티며 이대로 하나님 앞에 서겠다고 제일 앞 자리를 계속 지켰습니다. 실은 1989년 목사님 사후 공회가 나뉠 때부터 모든 정성과 경제를 다 기우려 이 연구소와 이 연구소가 추진한 공회를 지원했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 이 곳에 단점이 많아도 최소한 이 노선을 이어 갈 진정성을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래 이 곳과 가장 반대 쪽에서 믿어 온 듯한 분이 1989년 이후로 이 곳에 중심 교인이 되었습니다. 부족한 이 연구소와 공회와 각 교회가 오늘에 이르도록 가장 수고를 많이 하되, 보이지 않게 수고를 했고, 그리고 현재 생존의 날이 별로 남지 않아 보이게 된 이유가 내계가 누구 개인의 것으로 바뀌는 상황이 될까 초조했던 마음, 그 것이 신앙의 사람을 주저 앉혔습니다. 그 분은 공회의 제1회 집회가 되는 삼봉산 집회부터 한번도 빠지지 않았던 공회 집회의 1번 교인이며, 공회가 출발하기 전부터 공회 교인이었습니다. 백 목사님이 직접 안부를 챙기며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챙겼던 분입니다.

    그 그늘에 신세 지면서 좀 쉬기도 하고, 또 핀잔을 들으며 우리 스스로를 돌아 보기도 했습니다. 모두의 감사를 담아 그 가족이 자자손손 이 노선의 중심에 서기를 바랍니다. 현재 이 노선에서만 6대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이만하면 감사할 일입니다. 임종을 눈 앞에 놓고도 흔들림 없이 오로지 이 노선! 이 한 길! 당부하고 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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