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단에서

전염병 비상 시국에서 놓치는, 교회의 이 한 가지

작성자
담당
작성일
2020.04.13
비록 많아 보이지는 않으나 국가적 '사회  폐쇄'가 한 달을 지속하며 두 달째로 접어 드는 현재 상황을 두고 세상도 교회도 나올 만한 이야기들은 모두 나오는 듯합니다. 일치 되지는 않으나 전염병의 발원지와 치료는 물론 사회적인 순기능까지도 고루 나오고 있다고 보입니다. 일제 식민지 36년과 인민군 3개월의 점령 치하에서도 교회 문을 닫지 않았는데 현재 1개월 반이 지나 가도록 예배당 문만 폐쇄하라고 그렇게 몰아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문제점도 모두 고루 잘 제기 되는 듯합니다.

 

이런 상황을 보며 백 목사님이 계셨더라면 일반인과 우리가 놓치는 그 어떤 면을 보셨을까? 그 분 생전을 떠올리면 이런 상황에서 그 분이 짚어 내는 부분은 '신앙의 추력을 한 번 잃으면 그 뒤가 문제'라고 했을 듯합니다. 그 분은 '추력'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으나 그렇게 요약할 수 있는 면을 평소 늘 남 다르게 살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 죄를 지었다면 1년은 징계를 해야 한다고 할 때 목사님은 목회자가 주일 한 번만 설교를 하지 않아도 주저 앉게 되고, 다시 일어 나는 것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정도로 사람의 심리를 현장감 있게 살핀 분입니다. 높아 지고 멀어 지면 감을 느끼지 못하는 법인데, 그 분은 80세 돌아 가실 때도 갓 태어 난 아이의  불편한 몸짓을 아이의 엄마나 그 집 할머니보다 예민하게 찾아 내던 분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는 문제 때문에 교회 출석을 조심하는 것은 성경과 교리로 허용할 수 있고 모든 교회는 이런 면을 잘 알고 잘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분위기에 자신을 몰래 얹어 한두 번 출석을 하지 않으면 전염병으로 당하는 불행과 손실보다 비교하지 못할 정도의 신앙에 재앙이 닥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듣기는 어렵습니다. 집회 강사가 집회를 무사히 마쳤을 때 그 안도감, 그 피로를 씻어 내는 짧은 순간의 방심으로 그 강사는 이후 걷 잡을 수 없이 신앙이 후퇴하고 종내 불행하게 된다는 점을, 아마 백 목사님 만큼 강조하는 경우는 없을 듯합니다.

 

남들이 보기 전에 미리 알고 살피는 면이 참으로 놀라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 분의 영안은 결과적으로 봐도 탁월했습니다. 왕상13장에 젊은 선지가 여로보암 앞에 서는 순간까지는 전심을 다해 긴장했으나 단을 엎어 버리고 그 날 권능을 행한 뒤, 바로 그 이후에 급속히 긴장감을 잃게 되면서 사자에게 죽는 순간까지의 심리 묘사는 백영희 외에는 읽어 내지 못하는 미세 심리의 세계라 보입니다. 이 번 전염병에 교회도 목회자도 기본적으로 '너무 명확한 상황'이어서 설교를 쉬고 교회 출석을 쉬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할 듯합니다. 이 한 순간의 묘한 심리가 늘 깨어 있어야  할 신앙을 순식간에 해이하게 만드는데, 문제는 이런 심리로 이 번 기회에 내려 앉는 신앙을 다시 복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정도라는 것입니다.

 

 

밥을 하다가 중간에 불을 빼버리면? 그 못다 한 열량을 훗날 더한다 하여 그 밥이 바로 되지 않습니다. 어떤 것은 최종 총량만 같으면 되는 것이 있지만 어떤 것은 그 진행 과정의 순간이 전부 빈틈 없이 진행이 되어야만 비로소 완성 되는 것도 있습니다. 감잎차를 만들 때는 초 단위로 삶은 솥에 넣었다 뺍니다. 치아 보철을 할 때 본드는 1분 단위로 지켜 내지 못하면  그 치아를 다시 갈아 내야  합니다. 12년을 공부하며 대학 입학을 목표로 세운 아이가 고1 봄 방학을 맞으며 한 번 방심한 후 다시는 그 마음을 잡지 못하고 인생의 낙오자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만들 때 기계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과학과 통계와 총생산량을 위해 투입되는 투자의 산술적 가감이 해당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일수록 그렇습니다. 특히 신앙의 세계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 번 사태에 전국의 교회들이 자진해서 아주 쉽게 부담없이 예배당의 문을 닫은 것은 그냥 출석부 상의 1-2개월 통계적 가감에 그치지 않고, 주님 오실 때까지 다시 복구가 어려울 정도로 보입니다. 이런  경우를 보며 1950년대 말에 '밥이 쉬었다'고 한 일갈한 분이 기억납니다. 밥이 한번 상하게 되면 다시 해결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물론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6.25의 전면  남침 상황 정도의 재앙이 닥쳐야 복구가 됩니다. 그렇게 해 달라고 하기에는 차마 입이 떨어 지지 않습니다.

 

아는지, 모르는지...

 
전체 1

  • 2020-04-14 21:36
    평소의 기름 한 방울이 모여 등불을 밝히듯 평소 기름 한 방울을 우습게 귀찮게 여기다가 미련한 다섯처녀가 매맞을까 두렵기만 합니다. 국가적 환난이나 시국의 형편이 어찌 됐던 평소의 기름 한 방울을 준비한 자는..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에게 큰 것에도 충성된 말씀을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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