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단에서

오늘, 이 노선에서 본 우리의 신앙 현실

비를 멈춰 달라, 전교생 앞에 기도한 유명한 기도인

작성자
담당
작성일
2023.07.24
요즘처럼 일기예보가 정확한 시절이나 유난히 폭우 수준의 소낙비가 많다 보면 난감할 때가 많다.
태풍이나 폭우처럼 감당하기도 어렵고 또 대처도 어려운 대자연을 두고 늘 산들바람 대하듯 해 온 분이 백영희다.
5공 정권 때 가뭄이 극단적일 때가 있었다. 온 나라가 비상이었고 달리 방법이 없었다. 피를 묻힌 정권에 대한 천벌 이야기가 나왔다. 5공 정권이 기독교를 아작 내려 했던 기억이 생생하던 시절이나 백영희는 우리 나라의 국방과 경제 때문에 5공 정권을 격려할 때였다. 가뭄이 너무 심각하고 일기 예보도 비 소식은 기대조차 하기 어렵던 어느 날 새벽 예배에 목사님은 강단에서 비를 구하는 기도를 했고 바로 해갈이 되었다.

그 때 나는 초등학교 때를 기억했다. 기독교 학교인데 소풍만 가려 하면 그 날 비가 내렸다. 5월 중순 언저리에 소풍 가던 시절이어서 비가 흔할 때가 아니지만 기독교 학교인 이 곳이 소풍을 가면 때 맞춰 비가 오기 때문에 불신 사회로부터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아마 3학년 봄 소풍이었을 듯하다. 그 날은 아침부터 이슬비가 시작이 되었다. 폭우라면 아예 포기를 할 터인데 소풍 하나 외에는 놀러 갈 기회가 없던 시절이니 아이들의 마음도 그렇고 애매하니 일단 모두가 준비를 하고 왔다. 이상하게 이 날은 여러 번 겹쳤던 기억 때문인지 아이들이 이심전심으로 이를 악물고 오늘은 비를 맞아도 기어코 가고야 만다는 눈빛? 그런 것이 있었다.

출발 시간이 되었는데 빗줄기는 조금 더 강해 졌다. 등교 때까지는 희망을 가졌으나 출발 시간이 다가 오자 모두에게 또 가지 못할 것으로 읽혀 졌다. 교장 선생님이 전교생을 모았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를 하면 비를 멈춰 주시고 오늘 소풍을 갈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한국의 진보 좌파계에 가장 유명한 웅변가다. 그의 말 한 마디에 인생을 바꾼 이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어떤 정적이라도 어떤 사안을 가지고도 그 분 앞에 무릎꿇지 않은 경우는 없다. 고려파에 그 유명한 정치 목사님부터 이 분이 맞접한 인물들은 일반 사회에서도 다 알 만한 이들이다.

시골의 초등학생들을 모아 놓고 기도를 했다. 당장에 비를 멈추게 해 달라고 했다. 어느 소풍 때는 하루 전에 그렇게 한 적도 있다. 그 때마다 그는 이제 들어 주신다고 했는데 그 표정이 너무 확신에 찼고 늘 비장했고 또 그가 걸어 온 자기의 인생 고비마다, 그리고 그 학교의 설립 때부터 늘 그랬던 사례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분과 로버트 슐러 목사님의 이야기까지 늘 차고 넘쳤기 때문에 모두의 머리 속에는 기도는 전능이다.. 교장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는 것까지는 다 안다. 그런데 소풍이다. 그러니 얼마나 모두가 간절히 소원을 했을까? 믿지 않는다 해도 이 번에는 그렇게 되어 져야 했다.


아마 한 시간은 기다렸던 듯하다. 학교의 교실은 호주 선교사들이 함께 모여 살던 2층 관사식 주택의 방이었다. 1층에 교무실, 반대편이 1학년 교실, 뒷편에 2학년 교실, 2층에는 3학년 교실, 그리고 한 방은 아직 남아 있을 때였다. 기도를 하고 시간이 조금 흘러도 비가 그칠 것 같지 않게 되자 누가 주동을 한 것이 아닌데 웅성거리며 소풍을 출발하자며 들썩 거렸다. 목조 건물에 3 개 학년이 들썩 거리자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 연신 오가며 달랬다. 1시간쯤 지나고 오늘 소풍은 가지 않는다고 통고를 하는 순간, 각 반에서는 일제히 비명 소리와 함께 밖으로 몰려 나올 기세였다. 군중 심리,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몰려 나오면 해결이 없다.

이 순간, 교장 선생님은 모든 아이들이 한꺼번에 숨을 죽일 만큼 호령을 질렀다. 그리고 곧이어 아이들이 매를 맞고 우는 소리가 차례로 들렸다. 한 반씩 들어 가서 학생 하나하나의 등짝을 후려 치고 있었다. 맞은 아이는 당연히 울고, 맞기 위해 기다리는 아이들은 공포에 질려 미리 울고.. 목조 주택 안이었으니 잘 들린다. 그는 옳은 일을 할 때도 다른 사람의 몇 배가 넘는 열심과 열정이 뿜어 나오지만 화가 나면 이성을 잃어 버린다. 초등학교 1학년을, 2학년을.. 남학생뿐 아니라 여학생까지.. 한 명도 빼놓지 않았다. 이 것도 평등이겠고 이 것도 공정한 것이겠으며 이렇게 빼지 않고 다 패버려야 그 분의 정의고 그 학교가 지금까지도 외치는 정의겠지. 그 학교는 정의는 그 학교 것이며, 그 교장 선생님이 결정하고 제시하는 것만 정의라고 아는 정도다. 그 학교와 다른 정의를 말하면 그 곳이 정치계든 교육계든 주변 타 학교든 심지어 다른 교회라 해도 철저히 짓밟아 버린다. 고려파는 일찍 짓밟혀 신음 소리도 내지 못했다. 공회야 당연히 좀 특별하기 때문에 할 소리는 하고 살았으나 숫자가 많지 못하니 표시는 별로 나지 않았을 듯하다. 그대신 그 학교 핵심들에게 아픈 곳을 깊숙히 찔러 놓았기 때문에 공회 학생이 없는 곳에서는 사이비 정도로 매도를 했다. 어떻게 알지? 공회를 전혀 모르는 교사와 친구들이 마치 공회를 잘 알 듯이 꼭 같은 소리들을 했다.



어쨌든 전교생과 전 교직원들 앞에서 그렇게 크게 외치고 자신하고 기도를 했으나
보란 듯이 비는 더 세차게 왔고 결국 소풍은 가지 못했다. 기억에 남게 된 것은 전체 학생들의 등짝을 하나도 빼지 않고 다 패댔기 때문에, 그리고 어떤 학교도 그 비슷한 이야기는 들어 보지를 못했고, 1층을 다 뚜드리고 나서 2층으로 올라 오는 소리가 나자 2층 교실의 벽 옆에는 벽난로 자리가 있었는데 한 아이는 그 속에 숨어 뚜껑을 닫고 유일하게 위기를 넘긴 기억이 더해 지며 평생 생생하다. 그런데 이 학교는 오늘 전국의 교육계를 열린 교육으로, 아동권리 보호 등등에 배후거나 그렇게 몰아 간 실세로 여겨 진다. 그런데 이 학교는 늘 사랑을 외친다. 그리고 사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안 된다며 사회도 정치권에도 교육계에도 늘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 요한이 된 듯 그렇게 내려 온다.




비가 그쳐야 하거나 비가 와야 할 때 내가 아는 교회들은 그치거나 오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공회는 믿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이 폭우면 폭우를 주시고, 가뭄이면 가뭄을 알아서 주시니 주시는 대로 꼭 같이 감사하게 받기만 하는 것이 기본 신앙이다. 그러나 어린 신앙을 위해, 우리는 주님의 이름으로 구하라 한 말씀 때문에 한 번씩 구할 때가 있다. 무조건 구하지 않는다. 무조건 구하는 것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그 어떤 상황도 우리의 현실은 하나님이 알아서 조절해 주신다. 우리는 그 현실에서 우리가 할 일을 할 뿐이다. 그리고 기도를 하라는 감동이 오면 기도를 한다. 그치게 해 달라고, 또는 비를 주시라고도 기도한다. 결정은 주님이 하시고 우리는 구하라니 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기도하면 이렇게 된다 저렇게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공회는 별로 기도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돌아 보면 공회의 기도처럼 크고 중한 일을 많이 들어 주신 경우가 있을까 싶다. 이런 자료, 이런 비교, 이런 경험, 이런 역사가 너무 많이 반복이 되다 보니 우리는 오늘도 기도를 한다. 그리고 기도의 응답에 확신은 최소한 다른 교회들보다는 더 강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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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2023.10.05 0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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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3 2023.10.05 0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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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1 2023.10.03 0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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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부 2023.09.30 0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