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단에서

오늘, 이 노선에서 본 우리의 신앙 현실

윤만이 장로님, 개명교회

작성자
담당
작성일
2022.10.14
1970년에서 1-2년 안팎이었던 듯하다. 이도영 목사님의 아랫 방에서 장기를 두고 있었다. 방문이 갑자기 확 열리며 윤만이 집사님이 장기 두는 우리를 쳐다 보며 '이 것들이 죄를 짓고 있어!'라고 야단을 치셨다.


1. 장기가 죄인가?
문을 닫고 장기를 둔 것은 죄책감 때문이 아니었다. 빠져 들어 몰입하기 위해서였다. 오늘까지 늘 그 때 내 눈에 찍어 둔 장면은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 집은 충혼탑 바로 밑이었다. 그 일대 사진도 그대로 남아 있다. 또 그 주택의 본체는 남향이고 아랫 채는 서향이었다. 그 주택의 모습과 방문과 그 내부도 내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문을 열었을 때 장기판과 내가 앉은 자세와 문을 열어 젖히 윤만이 집사님의 모습과 얼굴 표정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잘못 한 문제가 아니라 하도 이상한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하도 난리가 난 것처럼 야단을 쳤기 때문에 어린 우리는 서둘러 덮고 나왔지만 그 때 이후 지금까지 '커피를 끊지 못하고 마셔야 한다면, 이 것은 죄일까 아니면 신앙의 어떤 사안일까?' '주일에 고향 친구가 찾아 오면 대문을 닫아야 하나, 전도 이야기만 하나,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 수도 없는 문제로 수 없는 세월을 고민해 왔다. 장기는 죄가 아니다. 그런데 이 분은 십계명의 죄 정도로 난리를 했다. 너무 단호했기 때문에 평생에 늘 과제로 나의 모든 문제에 빠지지 않는 과거의 사례가 된다. 참 감사한 일이다.

나와 그리고 우리 공회 우리 연구소의 모든 사안에 그 분의 그 장면 하나는 단 몇 초가 전부였으나 한도 없이 되풀이 하고 또 되풀이 하는 신앙의 기준이 되고, 신앙의 검토할 기본 요소가 되었다. 이 바람에 최근 코로나 2 년의 대처도 할 수 있는 선과 할 수 없는 선과 알아서 하는 선을 미리 잘 정해서 진행할 수 있었다. 어떤 분은 오래 가르쳐서 나를 바꾸거나 유익을 주신 분도 있다. 어떤 분은 참으로 노력을 했으나 헛수고만 하신 분도 있다. 그런데 이 분은 이런 순간의 장면 하나만 가지고 내 평생을 가르친 경우였다.

나의 깊은 감사를 그 자녀 분들에게는 지나 가는 간단한 기억에 담아 전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담긴 것이 너무 많고 귀하여 자녀 분들에게 자세히 설명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자녀 분들이 모두 신앙의 유명한 지도자들인데 내가 앉혀 놓고 강의하듯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리고 잘은 몰라도 그 자녀 분들은 장기를 죄라고 생각할까? 자칫 어른께 혼이 나며 배운 것을 가지고 자녀들에게 시비나 하는 것처럼 된다면 이 것은 신앙의 큰 결례가 된다. 그래서 자녀들께는 지나 가는 말로만 표시했을 뿐이다.



2. 세월이 많이 지난 후
고신의 어느 기록에 1960년대 초반 고신 교역자 수양회 정도 되는 모임에 쉬는 시간이 있었고 한상동 목사님이 장기를 두더라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보주 정통이라는 한국 교회, 그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는 고신, 그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지도자라는 분에 대한 이야기다. 내 눈으로 보지 않았으니 단정할 수는 없으나 고신의 분위기라면 그렇게 하고도 남는다. 공회의 장기는 전국의 어느 한 교회의 아이들과 집사님 사이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으니 양측을 비교할 수 있다.

나는 전쟁을 좋아 한다. 공회의 신앙의 기본적으로 전투 신앙이다. 세상의 실제 전쟁 이야기는 신앙의 전투를 그려 볼 수 있는 자연계시다. 장기를 전쟁으로 생각하고 신앙의 전쟁을 비교해 보면 유익 될 때가 있다. 그럴 시간이 없어 하지 않을 뿐이고, 또 이 모습을 보면서 어린 교인들이 체스로 게임으로 한 없이 나갈까 싶어 더욱 조심한다. 아이들 보는 데 찬물조차 마시지 말라 한 것이 불신자들도 아는 경험이다. 신앙에도 죄가 되어 하지 않는 것과 어린 신앙 때문에 죄나 되는 것처럼 조심할 것이 있다.

나는 당시 야단 치는 분을 이해하지 못했다. 장기를 둔 이준원 장로님 가정에 장기판이 있었고 이 장로님은 윤만이 집사님보다 신앙이나 공회 역사가 훨씬 깊은 어른이다. 그런데 윤 집사님의 표현은 죄를 짓고 있는 현장을 본 것이었다. 어른이 난리가 난 듯하니 일단 치웠지만 속으로는 순간적으로 죄는 아닐 터... 라고 불만스럽게 구시렁거렸다. 그런데 이런 비정상적이면서도 내 머리에 각인이 된 이 장면은 신앙의 모든 결정을 두고 '목숨 걸고 지킬 계명적 말씀'인가, 어린 신앙을 위해 조심할 정도인가..

이런 반복을 만들면서 백 목사님 사후에는 공회가 지켜 낼 것도 그렇지 않아도 되나 지켜 나가야 할 것을 평소 미리 구별하게 했고, 그 덕분에 나는 공회를 지켜 냈고 다른 이들은 지켜 내지 못할 때 이런 구별이 평소 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늘 느끼고 있다. 이 번 코로나로 인한 예배 문제를 두고도 연구소 외에는 이런 판단을 하는 공회가 없었다고 본다. 저작권 소송과 이어 지는 수백 건의 온갖 사건에서도 늘 이 때의 경험이 평소 미리 만사를 대처하게 만들었다. 윤 집사님은 알고 부인은 알지를 못했다.


3. 가족을 알고 나면
남편을 알고, 그 자녀를 다 아는 정도가 되고, 정작 오늘 돌아 가신 부인 권사님은 뵌 적이 없다. 뵌 적은 있을 것이나 공회 분위기에서 특별한 업무가 없다면 통성명을 하는 일이 거의 없어 모르고 살았다. 남편과 5 명 자녀를 안다면, 부인 1 명은 X가 된다. 그러면 아주 간단한 1 차 함수다. 어떤 분일지 짐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듯하다. 개명교회는 최소한 기도의 전통은 이어 오는 듯하다. 평생 새벽 예배 마치며 골짝을 찾아 몇 시간씩 기도하는 분이라고 들었다. 공회 교인의 기본은 이 정도가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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