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단에서

오늘, 이 노선에서 본 현실

시설을 추구한 백태영, 신앙을 추구한 백영희

작성자
담당
작성일
2022.04.16
70년대 후반이었을까, 돌아 가신 전성수 목사님께 들은 이야기다.
공회의 집회가 모든 면에서 은혜로웠으나, 집회 때마다 천막을 설치하고 5일 후에 걷어 가는 일이 너무 힘 들어 백태영은 간단히 벽과 지붕을 만들겠다고 건의를 했다 한다. 당시 달산교회가 잘 나갈 때니 여력은 넉넉한 교회다. 목사님은 건축은 안 된다고 거부를 하자 1년에 한 번 천막을 치려면 지반이 변형이 되어 고생이 너무 많으니 땅 바닥에 간단히 세멘트를 부어 터라도 불편 없게 해 달라고 했다. 목사님은 잠깐 생각하더니 '언제 주님 오실지 모르는데...' 그리고 거부했다.

백태영의 신앙 노선과 백영희의 신앙 노선은 하나부터 끝까지 다 이런 식이었다. 연령의 차이에 실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에 늘 조심스럽게 건의하거나 질문하고 목사님이 아니라 하면 그 것으로 끝이 났으나 80년대가 되자 백태영은 무럭무럭 자랐고 서울의 최고 중심부에 보란 듯이 교회를 만들게 되자 맞서기 시작했다.


오늘의 잠실동교회는 오늘의 주저 앉은 서부교회보다 규모가 크고 값도 더 비싸며 교인도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부교회는 공원묘지가 되었고 잠실동교회는 강남 번화가의 잘 나가는 업소가 되었다. 탈선이라는 말로 보면 서부교회는 별 표시는 나지 않는다. 활동으로 보면 서부교회는 죽어 있다. 최소한 깊은 잠이 들었다. 흔히들 백영희는 실패했고 백태영은 늙어 죽을 때까지 원하는 대로 다 하고 대를 이어 잘 나간다고 평을 한다. 그럴까? 그 쪽의 기준으로 보면 그렇고, 이 쪽의 기준으로 보면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집회의 경우 1970년 안팎에 삼봉산 집회가 도평 집회로 자리를 잡으며 시설화가 되었다. 1만 5천 명까지 몰려 드니 시설의 최소화마저 엄청난 시설이 되었다. 노곡동도 마찬 가지였다. 그러나 1989년에 목사님이 돌아 가시면서 20년만에 시설의 규모는 엄청난데 사람은 몇 명만 앉아 겨우 유지를 했다. 그리고 다시 30년이 지난 2019년에는 대구의 노곡동은 자진 폐쇄하여 돌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고, 거창의 경우는 시설 내에 작은 시설을 하나 마련하여 관리만 하는 정도가 되었다.

목사님의 집회는 1960년경 시작하여 10여 년을 야산 천막으로 전전했다. 1960년이라고 하는 이유는 언제부터 시작을 했다고 말하기가 참 애매하다. 목사님의 만사가 늘 그러하다. 준비의 절차가 없고 기록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공회의 집회는 1960년에 제1회라는 표시까지 있으나 그 것을 그대로 읽어야 하는지도 고민이다. 10여 년의 방랑 끝에 대구의 노곡동과 거창의 도평에 국내 최대 규모의 집회가 개최 되고 시설도 엄청 났다. 그러나 그 시설이 20년만에 시설의 용도는 끝이 났다. 그래서 백 목사님은 예배당까지를 포함하여 평생 어떤 시설이든 시설을 마련할 때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현재 시설로 버티다가 확장이 필요할 때는 항상 최소한으로 그쳤다.

신앙의 시설은 20년 이상 가기가 어렵다. 이 것이 생명 있는 신앙의 이어 지는 역사이기도 하다. 이런 원칙으로 백 목사님의 집회를 감안하며 새로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연구소의 집회도 1990년대 초반 이후 2001년까지 10여 년을 천막으로 야산을 전전했다. 그 역사의 기록을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대략이다. 2001년에 시설을 마련한 다음 2013년까지 꿈 같은 분위기로 은혜롭게 잘 유지했다. 이후에 백 목사님의 자녀들의 고소와 공회 내의 거센 호응으로 인해 지금은 집회의 다음 세대가 이어 지고 있다. 어디로 인도하든, 당신은 직접 또는 환경을 통해 인도하시고 우리는 따라 가면 된다. 따라 가는 것이 순종이고 순종을 우리는 믿음이라고 한다. 믿음!

인도를 따라 가면 좋게 보여도 좋고, 좋지 않게 보여도 좋다. 신앙은 생명이며 생명의 신앙은 자라 간다. 눈 먼 인간들이 교계의 썩은 눈으로 보면 잘 나간다더니 요즘은 그렇지 않네? 라고 모르는 소리를 한다. 모르는 소리는 그냥 짖는 소리다. 신앙이란 그냥 주님의 인도만 찾아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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